중복 서면결의서가 접수될 경우의 처리 방법(서울서부지방법원 2024가합34606 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7. 24. 선고 2024가합34606 판결(총회결의무효확인) : 확정
【판시사항】
[1] 서면결의서를 회송용 봉투에 넣지 않고 직접 제출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2] 중복 서면결의서가 접수될 경우의 처리 방법
[3] 서면결의서 중 일부가 홍보요원을 통해 징구되었다고 하여 이를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4] 과다한 참석수당 지급이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어 결과적으로 조합원들의 의사를 왜곡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이 사건 해임총회 책자에 포함된 ‘일반안건 서면결의서 작성 방법’ 중 “서면결의서는 작성 후 본인확인용 신분증 사본(스캔본 전송 포함) 또는 지장을 날인한 서면 출석 및 결의서 제출 본인확인서를 필히 첨부하여 회송용 봉투에 삽입하여 직접 제출 또는 우편으로 발송하여 주 시기 바랍니다.”라는 기재가 있기는 하나, 피고 조합 정관에 서면결의서 제출 시 반드시 사전에 배부된 회송용 봉투를 동봉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없고, 이 사건 해임총회 개최 공고에도 ‘서면 의결권 행사 방법’을 안내하면서 회송용 봉투에 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은 점, 도시정비법과 피고 정관에 따라 서면의결권 행사자에 대하여 신분증 사본 등을 통한 엄격한 본인확인의무가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이로써 조합원의 진정한 의사 확인이 가능하다고 보이는 등을 고려하면, 원고 측 서면결의서를 회송용 봉투에 넣지 않고 직접 제출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피고는 서면결의서가 봉인되지 않은 채 제출되는 경우 서면결의서를 제출받은 사람들이 서면결의서의 내용을 미리 보는 것도 가능하여 비밀투표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비밀투표의 원칙은 투표인의 투표내용을 제3자가 알게 됨으로 인하여 투표인이 받게 될 부당한 간섭이나 불이익을 방지함으로써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보호하고 결과적으로 선거인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것인데, 조합원들은 그 의사에 의하여 서면결의서를 원고들에게 건네준 것으로 보이는바, 이미 자신의 뜻에 따라 서면결의서를 작성하고 자발적으로 그 결의서를 교부하였고, 특별히 자신의 투표 내용에 대한 비밀이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조합원들이 서면결의서를 다른 조합원인 원고들에게 제출하였다는 점만으로는 비밀투표의 원칙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2] 피고 선거관리규정은 중복 서면결의서가 접수될 경우의 처리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고 있고, 서면결의서는 직접 또는 우편이나 홍보요원을 통하는 다양한 경로로 제출될 수 있고 제출에 소요되는 시간도 불확정적인 것이어서 서면으로 작성된 철회서 없이 중복으로 제출된 경우 그 중 먼저 또는 나중에 도달한 서면결의서가 반드시 최종적인 의사라 볼 수 없으므로, 선거관리위원회는 가능한 한 조합원의 진정한 의사를 조사하여 그 결과에 따름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발의자 대표자들은 이와 같은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원고 측 서면결의서의 진위 여부나 효력에 관한 의구심만으로 원고 측 서면결의서 전부를 무효한 것으로 처리하고 발의자 대표자들이 징구한 서면결의서는 모두 유효한 것으로 처리하였는바, 이와 같은 차별적 처리는 부당하다.
[3] 피고 정관 제22조 제5항은 명시적으로 방문 제출의 방법을 조합원 본인이 직접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고, 피고 정관 제22조 제9항은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에 필요한 본인확인 절차에 관하여 ‘직접 방문하여 제출하는 경우’와 ‘우편 접수하는 경우’를 나누어 규정하고 있으나,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의 ‘본인확인 방법’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정관 제22조 제9항은 해당 조합원이 직접 방문하여 서면결의서를 제출하는 경우에는 본인확인 및 서명만으로도 본인확인이 충분히 가능하므로 이를 간이화하되, 우편으로 제출하는 등 직접 방문하여 제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는 신분증 사본 또는 지장을 날인한 본인확인서 등의 제출을 통해 보다 엄격한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기로 정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위 조항이 우편제출과 직접방문제출만을 인정하고 홍보요원이나 다른 조합원 등 제3자를 통한 서면결의서 제출을 금지하는 취지라고 보이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측 서면결의서 중 일부가 홍보요원을 통해 징구되었다고 하여 이를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4]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해임총회에서 발의자 대표자들의 과다한 참석수당 지급이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어 결과적으로 조합원들의 의사를 왜곡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발의자 대표자들은 이 사건 해임총회와 관련하여 서면결의서를 제출하는 조합원에게 10 만 원, 총회에 직접 참석하는 조합원에게 10만 원, 서면결의서 제출 후 총회에 직접 참석하는 조합원에게 20만 원을 지급하였는데, 원고 측 서면결의서에 대해서는 참석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 사건 해임총회에 관한 이 법원의 2025. 2. 14.자 2025카합50006 결정(선거절차중지 가처분) 및 2025. 3. 20.자 2025카합50027 결정(총회결의효력정지 가처분)은 ‘안건에 대한 찬성 표결을 강요하거나 이를 조건으로 하지 않는 이상 참석수당 명목의 금원 지급은 조합원의 의결권 행사를 독려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나, 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방법으로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사회통념상 정상적인 실비보상의 범위를 넘어 현저히 과다한 액수의 참석수당이 지급될 경우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개연성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고, 통상의 임시총회에 비해 임원 등에 대한 해임 총회가 갖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므로, 결국 참석수당이 지급된다고 하여 그 총회가 일률적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참석수당의 액수 및 그 결정 경위, 참석수당에 관한 기존 관행, 조합의 내부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참석수당의 지급이 실질적으로 조합원들의 의사를 왜곡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 다.’고 설시하였다. 피고의 분쟁 경과와 조합원 사이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판단은 본안인 이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발의자 대표자들은 원고 측 서면결의서가 무효라는 이유로 해당 서면결의서 제출에 대해서는 참석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발의자 대표자들이 임의로 원고 측 서면결의서를 정족수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며, 원고 측 서면결의서가 모두 원고 임원들의 해임을 반대하는 내용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발의자 대표자들의 참석수당 지급은 단순한 의결권 행사 독려를 넘어 사실상 이 사건 해임 총회 안건에 대한 찬성을 유도하는 수단이 되었다고 보인다. 이 사건 해임총회의 참석수당 금액은 피고의 내부 갈등 상황과 원고 측 서면결의서가 일괄적으로 배제된 점을 고려하면, 발의자 대표자들이 지급한 참석수당은 교통비나 단순한 투표 촉진 등 통상적인 참석수당의 범위를 벗어나 조합원들의 의사를 왜곡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③ 이에 대하여 피고는 총회 안건에 대한 조합원의 찬성 또는 반대 여부를 불문하고 서면결의서를 적법하게 제출한 조합원들에게 참석수당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참석수당이 총회 안건에 대한 찬성을 유도하는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위 주장은 원고 측 서면결의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전제에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측 서면결의서의 진정 성립이 인정되고, 발의자 대표자들이 원고 측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되어 있는 조합원들에 대하여 그 진정한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원고 측 서면결의서가 일괄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본 이상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발의자 대표자들이 참석수당을 지급한 조합원들 중 총회 안건에 대하여 반대의사를 표시한 조합원들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참석수당 지급이 사실상 총회 안건에 대한 찬성을 유도하는 수단이 되었을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